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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인문학

시간의 시작, 함께한 기억 1편

시간이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우리가 반려동물을 처음 품에 안았던 그 순간부터, 시간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기 시작한다.
짧은 숨결, 작고 따뜻한 체온, 낯설지만 반가운 울음소리 — 그 모든 것이 시간의 첫 페이지에 새겨진다.
그때의 시간은 단순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존재와 존재가 처음으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시간”을 느끼는 이유는, 그 속에 사랑과 관계의 흔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이라면 기억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반려동물과의 하루는 다르다.
그 하루가 쌓이고 이어질 때, 우리는 시간 속에서 서로를 배우고, 닮아가고, 결국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함께한 하루라는 이름의 시간

하루라는 단위는 짧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감정이 담겨 있다.
산책길에서 느껴지는 바람, 밥그릇을 치우며 들리는 사소한 소리,
이 모든 것이 우리만의 리듬을 만든다.
그 리듬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일상이라는 시간을 함께 살아간다.

어느 날 문득, 똑같은 아침 햇살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건 시간이 변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변했기 때문이다.
시간은 변하지 않지만, 그 속의 우리는 성장하고 익숙해지고, 때로는 약해진다.
그리고 그 모든 변화가 다시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떠난 후에도 흐르는 시간

어느 순간, 우리는 다시 혼자가 된다.
하지만 그건 진짜 ‘끝’일까?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시간은 존재가 떠난 후에도 그 흔적을 품고 흐른다.
반려동물이 남긴 시간의 잔향은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 있다.

그가 뛰어놀던 공간, 머물던 자리,
그 모든 곳에 “함께했던 시간의 기억”이 고요히 머문다.
우리는 그 기억 속에서 다시 미소 짓기도 하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시간이 흘러도 마음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시간의 인문학이다 — 사라진 존재가 여전히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


 기억이라는 또 다른 시간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말한다.

“기억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 속에 살아 있는 시간이다.”

우리가 반려동물을 그리워할 때,
사실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존재를 느끼는 것이다.
그 감정이 바로 ‘기억이 된 사랑’이며,
그 사랑이 남아 있는 한 시간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시간은 우리에게 잊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억을 품는 법을 가르쳐 준다.
반려동물과의 시간은 끝나지 않는다.
그들이 남긴 흔적, 함께한 마음, 그리고 그리움까지 모두 시간 속에 녹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그 시간을 살아간다.
그리움이 있는 한, 사랑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우리를 성장시킨다.

 

 

2025 마음인문 -시간 인문학 시리즈 1


다음 편 예고 — 시리즈 3 (② 하루의 철학, 반복 속의 의미)

반복되는 하루가 단조로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서로를 이어주는 깊은 의미가 있다.
일상의 반복 속에서 우리는 사랑의 지속성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