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잔인할 만큼 꾸준하다.
누군가 떠나도, 해는 여전히 뜨고, 바람은 같은 방향으로 분다.
우리 마음은 멈춰 서 있는데 세상은 여전히 흘러간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날 이후, 시간은 더디게 가는 듯하지만
사실 그 시간조차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머문다.
이별은 끝이 아니라, 시간이 새로운 형태로 변하는 과정이다.
그들이 남긴 기억, 남아 있는 냄새,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습관 하나까지 —
그 모든 것이 시간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사라진 존재, 남은 시간
반려동물이 떠난 자리에 공기가 달라진다.
이전에는 아무렇지 않던 공간이 낯설게 느껴지고,
조용함 속에서 익숙한 소리를 찾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우리는 깨닫는다.
그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하이데거는 이렇게 말했다.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다른 방식으로 현존한다.”
우리가 그들을 떠올릴 때마다,
그 시간은 다시 현재로 이어지고,
그들의 존재는 다시 살아난다.
시간은 그들을 데려가지만, 동시에 다시 데려온다.
기억은 멈추지 않는 시간의 심장
기억은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다리다.
사랑했던 순간은 과거에 머무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안에서 계속 살아 움직인다.
그들이 머물렀던 자리를 바라볼 때,
그때의 눈빛과 숨소리가 여전히 마음속에서 울린다.
그건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시간을 잇는 감정의 연속이다.
우리는 그리움 속에서 ‘현재’를 산다.
그리움은 고통스러우면서도 아름답다.
그 감정이야말로 사랑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 시간을 견디는 법
시간을 견디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시간을 외면하면, 사랑의 흔적도 함께 사라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시간을 끌어안는 것이다.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말했다.
“삶은 오직 뒤를 돌아볼 때 이해되고, 앞으로 나아가며 살아진다.”
이별 이후의 시간은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견디며 나아가다 보면,
그들의 존재가 우리 안에서 새로운 의미로 자리 잡는다.
그건 잊음이 아니라 변화된 사랑의 형태다.
이별을 견디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더 깊어지고,
그들의 흔적은 우리 안에서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진다.
시간은 떠난 자를 품는다
시간은 잊게 만드는 힘이 아니라,
기억을 다르게 빛나게 하는 힘이다.
반려동물이 떠난 후에도 시간은 계속 흐르지만,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그들과의 순간을 다시 배운다.
그들의 발자국이 사라진 자리에도
그 따뜻한 체온의 기억이 남아 있고,
그 사랑은 형태를 바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안다.
시간은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만날 수 있게 준비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을.

시간은 결코 잔인하지 않다.
그건 우리가 사랑했던 존재를 다른 방식으로 품어주는 방법일 뿐이다.
떠난 존재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우리의 기억 속에서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이별의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그 시작은 마음속에서, 그리고 여전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이어진다.
다음 편 예고 — 시리즈 3 (④ 기억은 시간을 넘어선다)
기억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는 ‘시간의 또 다른 얼굴’이다.
2025 마음인문 -시간 인문학 시리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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